명상록은 어떤 책?
명상록은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철학자이기도 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그의 여생 마지막 10여년 정도에 걸쳐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다. 제국 북부 전선 지역 중 하나인 도나우 지역에 원정하러 가서 쓰였다고 알려진 명상록은 책이라기보다는 그의 생각들을 일기처럼 기록한 형태이며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교훈들이 기록되어 있고, <명상록>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는 출간되고 있다.
왜 읽게 되었나?
솔직하게는 역사에 대한 식견이 매우 얕아 로마 제국이라던가 마르쿠스라던가 알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최근에 읽게 된 찰스 핸디의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라는 책에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이 흥미로워 구입하게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찰스 핸디는 노년에 들어 그의 손주들에게 세상에서 본인만의 미래를 만들기 전에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에 대한 스물한통의 편지를 남겼고 그를 책으로 엮은 것이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라는 책이다. 거기서 찰스 핸디는 마지막 스물한번째 편지에서 실질적 조언으로 몇 가지를 실었는데, 그중 하나가 "일기를 써라"였고, 마르쿠스의 일기를 언급하며 마르쿠스는 그것을 '명상'이라 칭했으며 로마 황제에게도 효과가 있었으니 너희에게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며 틈나는 대로 명상록을 읽고 모방하라고 강력히 조언했다.
사실상 이때 처음으로 마르쿠스라는 황제를 알게 되었는데, 한국에도 번역이 되어 유통되고 있는 글인지 긴가민가하여 검색을 해보았다가 <명상록>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고 바로 구입하였다. 피터 드러커와 함께 어깨를 견줄 정도로 존경받는다는 찰스 핸디라는 사람이 그의 노년에 그가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에센스로 응축해 전한 인생의 교훈에서 틈나는 대로 읽고 모방하라고 강력히 권할 정도라면 나 역시도 그것으로부터 배울 것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고, 책의 초입에 있는 그의 소개와 연보에서부터 흠뻑 매료되었다.
책의 목차로는 총 12권이 있고 아직 2권을 읽는 중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곱씹어보고 싶은 지혜들이기에 읽다가 책장을 덮고서 다음 날 읽기 시작하면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서 복습하듯 또 읽으면서 진행하다 보니 쉽사리 휙휙 페이지들이 넘어가진 않더라. 어려운 말로 쓰여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기에 마르쿠스 황제가 더욱 대단한 지혜와 겸손한 자세를 갖고 있었던 사람이었구나 하고 생각이 되고, 정독하며 많이 흡수하고 배우고 싶다. 책을 읽고 소화해 나가는 속도가 빠르진 않겠지만 틈틈이 인상 깊었던 구절들과 관련 맥락들을 정리해 보겠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어떤 인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로마 제국의 황제로 161년부터 180년까지 총 19년 동안 통치했다고 한다. 그는 로마 제국의 "오스티나투스"(우등한 예절을 갖춘 사람)로 알려져 있으며, 역사적으로는 "귀인 황제"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으며, 니우스 트라야누스(Nerva), 하드리안(Hadrian), 안토니누스 피우스(Antoninus Pius), 루키우스 베루스(Lucius Verus)와 함께 로마 제국의 5대 귀인 황제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황제의 위치에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매우 겸손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
주로 철학가로도 알려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토아학파의 신봉자였다고 하는데, <명상록>은 근대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스토아주의의 원리와 로마 제국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군사적인 도전과 역경에 직면하여 제국을 수호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고, 그의 동료 황제 루키우스 베루스와 공동으로 다스린 적도 있었으며, 그의 지배 시기는 마르커스 왕조의 끝을 표시하고 세계 역사상 중요한 시기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고 한다.
스토아학파란?
마르쿠스를 이해하다 보면 항상 따라다니는 말인 '스토아학파'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궁금함이 생겼는데, 스토아학파는 고대 그리스의 지도자인 제노(Chrysippus)를 중심으로 발전한 철학적 학파이며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다고 한다.
- 내면 평온과 평정: 스토아학파는 삶의 어려움과 갈등에 대처하기 위해 내면에서의 평온과 평정을 중요시함. 이를 통해 감정의 흥분과 변화에 대한 통제를 목표로 했음.
- 우화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 스토아학파는 우화(Stoic Virtue)라 불리는 덕목들을 중요시했다고 한다. 이에는 지혜, 용기, 정의, 절제 등이 포함되었으며, 인간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주력해야 하며,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내면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 존재론적인 관점: 스토아학파는 우화에 대한 향상을 통해 존재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삶의 목적은 덕목의 향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향한 이타적이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책에는 곳곳에 주석으로 부연 설명이 매우 잘 되어 있어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는데, 스토아학파의 정신에 대해서도 많은 언급이 있는 걸 보면 '아 정말로 이 사람 진심이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진다.
어쨌거나 명상록은 현재 초반부 내용이긴 하지만 읽어 내려갈 때마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감탄하게 되는 부분의 연속이다. 앞으로 조금씩 나눠서 요약을 차근히 해나가면서 복습도 더불어 할 수 있을 것 같아 재밌을 것 같다.
'일상의 이모저모 > 독서 - 맘에 와닿은 문장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펜하우어 명언 2편 - 행복, 우울, 우정 (0) | 2024.03.20 |
---|---|
쇼펜하우어 명언 1편 -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0) | 2024.02.29 |
쇼펜하우어 명언에 앞서 쇼펜하우어 이해하기. 소주 한 잔 나누는 듯한 기분. (0) | 2024.02.22 |
하버드대 필독 고전 <명상록> 2편 (0) | 2024.01.29 |